춘계향사와 사명대사

2020.11.27 표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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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계향사와 사명대사


 


표충사 주지소임을 맡은 지도 벌써 7개월이 되었다. 몇 년이 지났단 느낌이다. 한국불교에서 주지직의 소임을 본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 업무가 너무 많다는 뜻이다. 게다가 한국의 대부분의 사찰이 전통사찰이 되어 있어서 관청과의 관계가 행정정적으로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업무가 과중하다. 주지로서의 이런저런 행정적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가고, 수행자의 본분인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기가 간단치 않다. 특히 우리나라 불교는 역사적으로 호국불교라는 특성 때문에 사찰이 공공적인 의미가 크다. 게다가 표충사는 일 년에 두 번 춘추향사를 봉행하기 때문에 이 또한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지난해 9월 2일 추계향사를 봉행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춘계향사를 봉행하게 되고, 또 가을 향사를 준비해야 한다. 표충사는 사명대사의 제향(祭享)을 춘추로 봉행해야하는 의무를 지고 있어서 사명대사를 떠나서는 표충사를 생각할 수 없다. 이번 2017년 춘계향사는 3월 31일이었다. 3월과 9월 첫 정(丁)자가 들어가는 날에 향사를 모셔야 한다는 관례에 따르기 때문이다.              



사진1: 3월 31일 춘계향사에 참석한 국내외 고승대덕스님들과 유림대표와 사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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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향사는 1부 불교.유교 합동제향 2부 국난극복 국민통합을 위한 추모음악회‘호국의 꿈’을 주제로 한 공연을 준비했다. 춘추향사는 표충사로서는 영구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표충사가 존재하는 한에 있어서는 봉행해야할 의무요 책임이다. 지난 추계향사를 경험하고 나서, 생각하기를 다소 좀 변화를 시도해 봐야하겠다는 뜻에서, 2부에서 추모음악회를 구상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반응 또한 좋았던 것 같다. 1부 합동제향도 변화를 시도했는데, 불교의식과 의례는 다소 변화를 시도했으나, 석전의레는 전통유교제향이라는 차원에서 유림대표들이 주관하기 때문에 관례대로 봉행했다. 앞으로는 유교제향도 다소 축소해서 봉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춘계향사에서 법고(法鼓)를 새로 선 보였다. 본 행사 전에 통도사 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법고를 타고했는데, 이 법고는 본래 절에서는 사물(四物)의 하나로서 불교의례의 의구(儀具)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절에서는 북과 법고를 다루는데, 특히 법고는 조석으로 타고를 한다. 대개 범종루 위에 설치하여 타고를 하는데, 이것은 가죽을 지닌 모든 일체중생들의 혼을 달랜다는 의미에서 타고를 한다. 법고는 이런 종교적이고 신앙적인 의미와 함께 예술적인 면에서의 리듬을 가미하여 불교의례로 승화한 것이다. 불교식 제향은 종사영반(宗師靈飯)이 주된 의례이다. 종사영반은 돌아가신 큰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 주가 된다. 종사영반도 제대로 봉행하려면 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시간을 줄여서 봉행하도록 했고, 또 멀리서 오신 스리랑카의 스님들로 하여금 빨리어 찬팅(chanting=염불)을 하도록 해서 부처님의 원음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진2: 봉행사를 하고있는 주지 도원법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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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성균관 밀양유림의 유생들이 서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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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인도에서 생겨났지만, 남.북방으로 전파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한국불교도 인도-북인도-페르시아(이란)-서역(중앙아시아=신장)을 경유하여 중국에 전파되었고, 중국(전진)에서 고구려로 전파되면서, 인도의 원형불교는 지역의 문화와 풍토에 융화하면서 많은 변천을 하게 되었다. 이번 춘계향사에서 불교의식인 종사영반을 모시면서 스리랑카 스님들이 한 빨리어 찬팅이나 한국스님들의 염불도 결국은 같은 부처님의 말씀이면서 불교적인 내용이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달라 보이지만 뜻은 같이 통한다는 사실임을 알아야 한다.


 


글: 도원 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