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법보시는 소외이웃 향한 자비 손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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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05회 작성일 21-08-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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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
교정인 신심 다지고 재소자 법연 이어주는 최고 방편
가을 ‘삼보사찰 천리순례’ 원만회향 위한 지원도 최선
“지역의 거점 도량이 마땅히 해야 할 소임이 있다고 봅니다. 지역민의 화합을 이끌고 소외이웃을 살피며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보전하여 후대에 전하는 일입니다. 호국성지 표충사는 오랜 세월 밀양의 거점 도량으로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현재 신도도 줄고, 태풍 피해에 따른 복원불사도 산재하며, 설상가상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도 상당하지만, 지역과 함께하는 도량의 역할만은 물러설 수 없는 사명입니다. 법보신문을 통해 표충사의 자비 손길을 전하고자 합니다.”
호국성지 밀양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이 법보신문 법보시에 동참하며 밝힌 서원이다.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지대한 공을 세운 사명·서산·기허 대사의 진영을 모신 대한민국 대표 호국사찰이다. 또한 밀양을 대표하는 고찰로 지역의 크고 작은 도량과 신행 단체를 아우르며 밀양불교의 맏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표충사를 둘러싼 재악산은 가을이 되면 전국각지에서 등산 인파가 이어질 만큼 단풍과 억새로 장관을 이루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다. 국보인 청동 은입사향완, 보물인 삼층석탑 출토유물 등 성보를 전시한 표충사 호국박물관도 리모델링을 마치고 8월 중순 재개관해 도량의 장엄을 더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넉넉함을 품은 절이지만 진각 스님은 지난해 9월 주지 취임 다음 날 휘몰아친 태풍 ‘마이삭’과 연이은 ‘하이센’으로 산산조각이 난 도량을 마주해야 했다. 스님은 주저함 없이 차근차근 복구불사를 시작했다. 1년여가 흐른 지금 태풍 피해의 흔적을 말끔히 씻어낸 것은 물론 노후된 전각까지 재정비하며 도량을 일신 중이다.
쉼 없이 이어진 복구불사 중에도 지역 거점 사찰의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다. 밀양불교사암연합회장을 맡아 지역 불교도의 화합을 이끌고 있으며 밀양경찰서 경승실장으로 불자들을 격려하고 지역 치안에도 앞장서는 것은 물론 밀양소방서 후원, 재악산 이름 되찾기 운동 등 지역의 각 기관 및 단체 등과 연대하는 활동에도 정성을 쏟았다.
이 같은 일련의 활동에서 특별히 염두해 온 기관이 있다. 바로 밀양구치소다. 구치소 재소자들과 교정인 불자들을 위한 전법과 나눔을 모색하던 스님에게 법보신문 법보시는 가장 탁월한 방편으로 낙점됐다. 스님은 “밀양구치소로 법보신문이 전달된다면 재소자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소중한 법연이 될 것”이라며 “교정인들에게도 신심을 굳건히 다지고 원력을 이끄는 관세음의 자비 손길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법보시 공덕을 회향했다.
진각 스님은 통도사 백련암 원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통도사 승가대학, 송광사 율원을 졸업하고 운문암 선원을 비롯해 제방선원에서 30안거를 성만했다. 통도사 교무·기획국장, 봉은사 총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조계종 16대 중앙종회의원을 거쳐 17대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무엇보다 한국불교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2019년 동안거 상월선원 천막결사’의 아홉스님 중 한 명이다. 90일간의 수행결사에서 스님은 입승을 맡아 죽비를 들었다. 천막결사의 정신은 현재진행형이다. 스님은 이번 가을 상월선원 만행결사가 전개하는 삼보사찰 순례의 회향 지점이 될 표충사-통도사 순례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미 10회 이상의 답사를 마쳤다”고 밝힌 진각 스님은 “호국성지 표충사의 면모를 오롯하게 마주하고 가을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재악산의 비경을 통과하여 영축산에 이르러 불보종찰 통도사에서 순례의 대단원을 장식하게 된다”며 “순례가 원만히 회향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