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표충사, 사찰숲서 발견된 멸종위기 곤충 ‘비단벌레’ 개체수 확장 발원 [10.13]

2023.10.17 표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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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표충사 사찰림 기주목서 유충 수백 마리 확인
천연기념물 제496호, 멸정위기1급 곤충
10월13일, 표충사·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 MOU
유충 증식 및 방생 협력…신라 유물 복원도 추진

최근 경남 밀양 표충사 사찰림에서 멸종위기 곤충인 비단벌레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된 가운데 표충사와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비단벌레의 개체수 확장과 신라 유물 복원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뜻을 모았다.

표충사(주지 진각 스님)는 10월13일 경내에서 ‘표충사·사단법인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 비단벌레 서식지 보전과 생태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식(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천연기념물곤충의 증식 복원연구를 지속해 온 사단법인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센터장 이대암)가 최근 경남 밀양 표충사 사찰림에서 천연기념물 제496호이며 멸종위기 1급 곤충인 비단벌레(Chrysochroa coreana)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기주목(서어나무 및 팽나무)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멸종위기 곤충 비단벌레의 성장한 모습. 사진제공=멸종위기 곤충 비단벌레의 성장한 모습. 사진제공=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

이날 협약식에는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 이대암 사단법인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장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협약서에서 △비단벌레의 생리, 생태 연구, 증식 및 복원 △비단벌레 서식지 보전과 증식 개체의 방사를 위한 조사·연구 활동 △비단벌레에 대한 교육·홍보 등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은 “829년(신라 흥덕왕 4)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밀양 표충사의 큰 경사”라며 “천혜의 숲을 간직한 표충사가 신라시대 신비의 곤충인 비단벌레 서식지로 확인된 만큼 향후 연구소 측과 협력해 유충을 대량으로 증식한 후 다시 방생하는 과정을 통해 개체 수를 점점 늘리는 것은 물론 일반인들이 표충사 숲에서 아름다운 비단벌레를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생태 교육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대암 센터장도 “삼국시대 비단벌레 유물은 신라 고분에서만 주로 출토되고 백제 고분에서는 출토된 적이 없는데도 그동안 비단벌레가 서식처는 전북 부안 내소사, 정읍 내장사, 전남 해남 대흥사 및 완도 당인리 등 백제 영토에서만 확인됐었다”며 “정작 신라 영토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번 발견으로 신라 땅에서도 비단벌레가 서식했던 것이 확인된 만큼 표충사와 함께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거쳐 비단벌레 연구를 통해 신라 유물 복원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에 따르면, 비단벌레가 표충사에서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성충 1마리가 우연히 사진으로 찍힌 적은 있었으나 그 뒤로 수년간의 지속적인 탐색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에 표충사 경내에서 비단벌레 유충 수백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기주목이 발견되면서 표충사가 비단벌레의 원 서식지임이 재차 증명됐다.

표충사 사찰숲 기주목에서 발견된 비단벌레 유충.

비단벌레는 신라 시대 왕이나 왕족들을 위한 장신구나 말안장 등을 금과 함께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 껍질이 사용됐다. 황남대총에서 발굴된 비단벌레 마구 장식을 비롯해 최근에는 쪽샘지구 44호 (신라공주묘) 고분에서도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가 발굴되기도 했다.

한편 비단벌레는 성충이 죽은 나무나 죽어가는 나무에 알을 낳으면 유충으로 3~5년간 나무의 목질부를 먹고 성장한다. 이후 나무속에서 성충이 되면 구멍을 뚫고 아름다운 초록색 비단벌레가 되어 비상한다. 

부산지사=박동범 지사장 busan@beopbo.com